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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코드로 읽는 유럽 도시 - 돌·물·피·돈·불·발·꿈으로 풀어낸 독특한 시선의 인문 기행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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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코드로 읽는 유럽 도시 - 돌·물·피·돈·불·발·꿈으로 풀어낸 독특한 시선의 인문 기행

아날로그(글담)

윤혜준 (지은이)

2021-01-07

대출가능 (보유:1, 대출:0)

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b>“그곳에 오래 남아 스스로 역사가 되다”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에 새겨진 2020년의 기억

하늘 위에서 카메라로 내려다본 도시의 골목, 광장, 도로에서 사람의 모습을 찾기 어렵다. 평소라면 인파로 가득 차 생기 넘쳤을 테지만, 지금은 어딜 둘러보아도 정적만 흐른다. 이제 카메라는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을 비추다가 점점 멀어지면서 성당 내부로 화면을 전환한다. 텅 빈 성당에서 <생명의 양식>이 오르간 연주와 함께 흘러나온다.

2020년 4월 12일 부활절을 맞이해 이탈리아 출신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가 진행한 ‘희망을 위한 음악’ 공연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 세계 사람들을 위로했다. 특히 <어메이징 그레이스>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화면을 가득 채운 웅장하고 화려한 자태의 두오모 대성당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앞으로 사람들은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을 보면 2020년 한 해의 모습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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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물·피·돈·불·발·꿈 7코드 × 7갈래로 풀어낸
유럽 도시 역사 속 49가지 결정적 장면들

사람들은 죽고 사라져도 그 자리에 남아 스스로 역사를 증명하는 도시들이 있다. 사람들이 유럽 도시를 사랑하는 이유는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는 곳에서는 도시의 이야기도 단절된다. 하지만 오래된 유럽 도시에는 그 위, 아래, 곁을 떠돌며 과거의 기억을 불러오는 흔적들이 남아 이야기를 전한다. 이 책은 과거의 역사를 밝혀줄 흔적들을 찾아 기원전 5세기부터 2020년 현재까지 시대와 공간을 넘나들며 유럽 도시를 여행한다. 이 여행길에서 독자는 영광과 수치, 쾌락과 고통, 아름다움과 추함, 건설과 파괴, 문명과 야만이 만들어낸 49가지의 유럽 도시 풍경과 마주친다.

여행의 발길은 한 시대 한 공간씩 머문다. 특정 장소를 찾아가 현재의 모습을 바라보며 과거의 모습을 떠올린다. 이 책의 저자 윤혜준은 이것을 ‘유럽 도시 시간여행’이라 부른다. 독자들은 지금 눈앞에 있는 성당, 교회, 다리, 강물과 거리에서 과거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우리의 여행을 이끌어줄 ‘가이드의 깃발’은 불·불·피·돈·불·발·꿈의 7개 코드다. 영문학자인 저자는 유럽 도시 역사의 결정적 장면들을 한 편 한 편의 짧은 이야기로 담아냈고, 그 이야기를 풀어낼 열쇠로 7개 코드를 설정했다. 유럽 도시를 읽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겠지만, 이처럼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방식은 지금껏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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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시에서는 발걸음의 속도를 늦춰야 한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다는 아닐 테니!

[CODE1 돌] 유럽 도시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석조 건물의 우아한 자태다. 철근 콘크리트의 고층 건물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역사와 전통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한때 로마의 신들이 주인이었으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쫓겨 자리를 내주어야 했던 로마 판테온, 신분을 초월한 황제와 황후의 사랑이 모자이크에 새겨져 1,500여 년간 이어져오고 있는 라벤나 산비타레 성당, 바르셀로나 시민에게 치욕이었으나 지금은 관광 명소로 변신한 스위터델러 공원 등 유럽 도시의 석조 건물들은 수없이 주인과 용도는 바뀔지언정 그 자리에 남아 역사를 기억하게 한다.

[CODE2 물] 물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살아남기 어렵듯 도시 또한 그러하다. 물 하면 떠올릴 수밖에 없는 도시 베네치아에서 상업과 종교의 상관관계, 로마에 그토록 아름다운 분수가 많은 이유, 당쟁으로 망명생활을 떠나 평생 피렌체로 돌아올 수 없었던 단테에게 산조반니 세례당이 갖는 의미를 물과 함께 도시들을 돌며 찾아본다.

[CODE3 피] 산 자들의 몸에는 피가 흐르고 살기 위해 피를 흘리며, 자유와 정의를 위해, 분노와 욕망으로 피를 낸다. 물은 제공할 수 없으니 피로써 민심을 달래려 한 로마의 콜로세움, 가축들의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오물로 가득 찬 런던 시민의 필요악이었던 스미스필드 축산시장, 국가의 폭력에 맞서 싸운 부다페스트 시민들의 피가 스며들어 있는 벰 광장까지 도시의 역사에는 언제나 피의 기억이 존재한다.

[CODE4 돈] 돈과 도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도시에서는 구원조차 돈으로 살 수 있다. 돈을 따라 가면 역사 속 수많은 죄와 벌의 장면들을 엿볼 수 있다. 수도자이자 르네상스 화가였던 프라 안젤리코는 후원자 코시모 데 메디치의 빈곤한 영혼을 위해 피렌체 산마르코 수도원 기도실에 그만을 위한 벽화를 그려놓았다. 15세기 베네치아 귀족 가문들은 엄격한 규율로 뇌물과 사치, 부패와 권한 남용을 금했으나 도시를 아름답게 장식해줄 화려한 저택 건축만은 허용했다. 콘타리니 가문의 ‘카도로’ 역시 한때 황금빛으로 찬란하게 빛났으며 지금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아있다.

[CODE5 불] 물이 그렇듯 불도 인간의 생과 사를 좌우한다. 유럽 도시의 역사에서 불은 ‘죽음’에 좀더 깊이 관여했다. 프라하 베틀렘스카 예배당에 가면 교회의 타락을 비판하다가 불길 속에서 한줌의 재로 변한 얀 후스의 흔적을 쫓을 수 있고, 런던 블룸스버리의 거리에서는 19세기에 버려지는 석탄재로 만든 벽돌로 지은 집들을 만날 수 있다. 물론 석탄재를 마셔가며 벽돌을 만들어야 했던 건 가난한 노동자들이었다.

[CODE6 발] 유럽 도시에서는 발걸음의 속도를 늦춰야 한다. 바르셀로나의 바리 고틱, 파리 퐁 뇌프 다리, 로마 아피아 가도는 천천히 걸으며 과거 그 거리에서 들려오던 소음, 풍기던 냄새까지 떠올릴 수 있는 산책자를 위한 여행지다.

[CODE7 꿈] 도시에서 사람들은 꿈을 꾼다. 산미니아토 알 몬테에서 내려다본 피렌체처럼 소박한 정의가 살아있는 도시를 꿈꾼 단테, 인간 최후의 그날을 바티칸 시스티나 경당 천장에 그려놓은 미켈란젤로, 빈 케른트너토에 극장에서 <합창>을 초연하며 화평한 이상사회의 꿈이 유효함을 선포한 베토벤, 그리고 마지막으로 2020년 4월 12일 부활절에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에서 전 세계를 향해 희망을 노래한 안드레아 보첼리까지. 사람들은 도시에서 꿈을 꾸고, 도시는 그 꿈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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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전 세계의 발이 묶인 지금,
도시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어야 할 때

이 책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다. 도시 그 자체다. 오랜 세월 인간의 삶을 지켜보며 간직해둔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도시의 역사에는 수치와 영광, 추함과 아름다움이 공존하지만 좋은 것만 보여주지 않는다. 있었던 사실 그대로를 담담하지만 묵직하게 들려준다.
최근 들어 1년 가까이 발이 묶여버린 사람들이 이맘때 나는 어디에 있었는지를 추억하며 개인 SNS에 여행 사진을 올리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여행에서 내가 무얼 먹었고, 어디에 갔고, 무엇을 했는지를 이야기한다. 우리는 앞으로도 당분간 멀리 떠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차분히 앉아 유럽 도시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 언젠가 다시 그곳을 찾게 될 때 더 많이 반가워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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